UAM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할까? 이동 수요 예측과 시장 진입 전략

UAM 수요 예측

UAM이 성공하려면 결국 ‘타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과연 초기에 누가, 얼마를 내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까요?
하늘길 이동의 경제학이라 할 수 있는 수요 예측과 요금 체계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흔히 ‘미래 교통 기술’로만 소개되지만,
실제 산업의 성패는 기술보다 훨씬 현실적인 질문에서 갈립니다.
바로 “누가, 언제, 얼마를 내고 탈 것인가?”라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안전하고 빠른 기체가 등장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수요와 요금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UAM은 일회성 시범사업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술 설명을 최소화하고,
UAM 수요 예측의 논리, 요금 형성의 구조, 시장 진입 전략을 중심으로
하늘길이 실제 ‘비즈니스’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차분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1. UAM 시장 규모는 왜 ‘전망치’보다 구조가 중요한가

UAM 시장 규모에 대한 수치는 대부분 매우 낙관적으로 제시됩니다.
여러 글로벌 리서치 기관은 2030년대 중반 UAM 시장이
수십 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지만,
이 숫자만으로 산업의 성공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체 시장 규모가 아니라,
실제로 요금을 지불하는 ‘유효 수요’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발생하느냐입니다.
과거 공유 모빌리티나 전기차 시장 역시
초기 시장 전망은 컸지만,
실제 수익 구조를 만들기까지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UAM 시장의 특수성은 ‘대체 수요’ 중심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UAM 이용자는 완전히 새로운 이동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자동차·택시·철도·항공 이용자 중 일부가 전환하는 형태로 발생합니다.
즉, UAM 시장의 크기는
도시의 교통 혼잡도, 기존 교통 수단의 한계,
그리고 시간 절감의 체감 가치에 의해 결정됩니다.
단순히 인구가 많다고 해서
UAM 수요가 자동으로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한국처럼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은 국가에서는
UAM이 ‘필수 교통’이 되기보다
특정 상황에서 선택되는 프리미엄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시장 규모를 평가할 때는
전체 인구가 아니라
출퇴근 패턴, 공항 이동 빈도, 고밀 업무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UAM 시장은
단번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보다는,
노선과 이용 계층을 확장해 가며 점진적으로 커지는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2. UAM 요금은 어떻게 결정되고, 왜 비싸 보일 수밖에 없는가

UAM 요금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기술이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싸질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그러나 초기 UAM 요금이 높은 이유는
기술 미성숙 때문만이 아니라,
비용 구조 자체가 고정비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기체 구매, 인증 비용, 보험, 버티포트 운영,
관제 및 통신 인프라는
탑승객 수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비용입니다.
따라서 요금은 ‘거리’보다
‘하루에 몇 번 운항하느냐’에 훨씬 더 크게 좌우됩니다.

이 구조에서는 좌석 점유율보다
회전율(하루 출격 횟수)이 수익성의 핵심 지표가 됩니다.
같은 노선이라도
하루 6회 운항하는 기체와
15회 운항하는 기체의 단위 비용은
전혀 다른 수준이 됩니다.
초기 UAM 요금이 택시보다 훨씬 비싸 보이는 이유는,
실제로는 ‘비행 비용’이 아니라
‘아직 충분히 분산되지 못한 고정비’를
소수의 이용자가 나누어 부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요금이 낮아지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보다 먼저
운항 빈도와 노선 밀도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배터리 효율 개선이나 자율비행 도입은
비용을 낮추는 요소이긴 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진짜 요금 인하를 만드는 요인은
안정적인 수요 → 높은 회전율 → 고정비 분산이라는
매우 전통적인 사업 논리입니다.
이 점에서 UAM은 첨단 기술 산업이면서도,
동시에 매우 보수적인 교통 비즈니스의 속성을 지닙니다.

3. UAM 수요 예측이 어려운 진짜 이유

UAM 수요 예측은 단순한 교통 수요 분석이 아닙니다.
이는 이용자의 소득, 시간 압박, 이동 목적,
그리고 심리적 만족까지 포함하는
복합적인 선택 모델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요금과 소요시간이라도,
출근길과 여행길에서
이용자의 선택 기준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따라서 기존 대중교통 수요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면
UAM 수요를 과대 또는 과소 추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중요한 변수는 ‘시간의 가치’입니다.
교통경제학에서 시간 가치는
단순히 분 단위의 절약이 아니라,
그 시간이 어떤 상황에서 절약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각 위험이 있는 출근 시간,
항공편을 놓칠 수 있는 공항 이동,
중요한 회의 전 이동에서는
이용자는 훨씬 높은 비용을 감수할 의향을 보입니다.
반면 여유 있는 이동에서는
UAM의 선택 확률이 급격히 낮아집니다.

또한 UAM 수요는 경험에 의해 크게 달라집니다.
초기 체험자가 늘어날수록
‘생각보다 안전하다’, ‘의외로 편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수요는 비선형적으로 증가합니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일정 임계점을 넘으면
수요 구조가 빠르게 안정화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반대로 초기 신뢰를 잃으면,
아무리 요금을 낮춰도 수요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4. UAM 시장 진입 전략은 왜 ‘작게 시작해야’ 하는가

UAM 사업의 가장 큰 위험은
초기부터 시장을 과대평가하는 것입니다.
광범위한 노선망과 대규모 기체 도입은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운영 리스크를 급격히 키웁니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교통 서비스는
수요가 가장 명확한 회랑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시작했습니다.

UAM 역시 공항 연계, 핵심 업무 지구,
고정적인 출장 수요가 있는 노선부터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요금이 높더라도
시간 절감의 가치가 분명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초기 수요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후 운항 데이터와 이용 패턴을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B2B, 관광, 응급 수송 등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중요한 점은 UAM이
단독 교통수단으로 설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하철, 철도, 택시와의 연계,
통합 예약과 결제,
예측 가능한 환승 경험이 제공되지 않으면
이용자는 UAM을 ‘불편한 특별 교통수단’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결국 시장 진입 전략의 핵심은
기체 수가 아니라
도시 이동 경험 전체를 설계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5. UAM 수익성의 핵심 변수: ‘적자 구간’을 얼마나 빨리 벗어나는가

UAM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언제 흑자가 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 구조인가?”입니다.
대부분의 신규 교통 서비스는 초기 수요가 충분히 형성되기 전까지
불가피하게 적자 구간을 거치게 됩니다.
문제는 UAM의 경우, 이 초기 적자 구간이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보다
훨씬 자본 집약적(capital-intensive)이라는 점입니다.

UAM 운영사는 기체 도입 이전부터
인증, 보험, 버티포트 사용료, 관제 연동 비용 등
운항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고정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운항 횟수를 늘릴수록 손실이 커지는 ‘역설적인 구간’이 존재합니다.
즉, 일정 수준의 수요가 확보되기 전에는
확대 전략이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① 회전율 상승 속도, ② 좌석 점유율의 안정성, ③ 운항 중단 리스크 관리입니다.
특히 기상 악화, 통신 장애, 소음 민원 등으로 인해
운항 취소가 잦아질 경우,
UAM은 ‘비싸지만 믿을 수 없는 교통수단’이라는 인식을 얻게 됩니다.
이 인식이 형성되면,
요금을 낮추더라도 수요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초기 UAM 사업자는
단기 흑자보다 손실의 예측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일정 수준의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운항 신뢰도와 정시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장기 수익성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UAM은
“빠르게 키우는 사업”이 아니라
“천천히 신뢰를 쌓아야 하는 사업”에 가깝습니다.

6. UAM이 실패할 수 있는 시나리오와 시장의 냉정한 평가 기준

UAM이 기술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시장 측면에서 실패할 가능성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 실패 원인은 대부분 기술 문제가 아니라
수요 판단 오류와 사업 구조 설계 미흡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는
국내외 UAM 프로젝트에서 공통적으로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첫째, 수요를 과대평가한 노선 확장입니다.
“교통이 막히니 당연히 탈 것이다”라는 가정은
실제 이용자의 선택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UAM은 시간 절감 효과가 명확한 구간에서만 경쟁력이 있으며,
그 외 구간에서는 비용 대비 효용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 기본 원칙을 무시한 채
상징성이나 지역 균형 논리로 노선을 확대할 경우,
운항률 저하와 함께 구조적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요금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입니다.
UAM 요금이 ‘언젠가는 대중교통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인식은
현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기체 가격, 보험, 인프라 비용을 고려할 때
UAM은 장기적으로도
프리미엄 교통수단의 성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하지 않으면,
사업자는 가격 경쟁에 끌려 들어가
수익 구조를 스스로 훼손할 수 있습니다.

셋째, 도시 생활 패턴과의 불일치입니다.
아무리 빠른 교통수단이라도
이용 과정이 복잡하거나
환승 동선이 불편하다면 선택받기 어렵습니다.
UAM은 ‘비행 시간’보다
‘집에서 목적지까지의 전체 이동 경험’으로 평가됩니다.
이 전체 경험을 설계하지 못하면,
UAM은 특별한 날 한 번 타보는 체험 상품에 머물 수 있습니다.

결국 시장은 매우 냉정합니다.
UAM이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주장보다
“이용자가 반복적으로 선택할 이유”
숫자와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프로젝트는
아무리 화려한 기술을 갖추었더라도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7. 맺음말 – UAM은 기술 산업이 아니라 수요 산업이다

도심항공교통의 미래는
기술적 가능성보다
수요의 지속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용자가 반복적으로 선택할 이유가 없다면,
아무리 첨단 기술이라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UAM은 ‘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계속 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결국 UAM 상용화의 핵심은
합리적인 요금,
명확한 시간 가치,
그리고 신뢰 가능한 운영 경험입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충족될 때,
하늘길은 비로소 미래가 아니라
일상의 교통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