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의 상용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이제는 기체나 인프라를 넘어 ‘사람’의 문제로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바로 UAM 조종사 제도(UAM certification)입니다.
자율비행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초기 상용화 단계에서는 조종사·운항관리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며, 안전 운항의 핵심이 되죠.
이번 글에서는 UAM 조종사 제도의 국제 동향과 K-UAM 인증체계, 그리고 향후 자율운항 시대를 대비한 인력 양성 전략까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1. 왜 UAM 조종사 제도가 필요한가?
UAM은 기존의 항공운항 체계와 다르게 저고도·도심 중심의 운항을 수행합니다.
즉, 기존 민항기 조종사 자격증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새로운 운항환경이 등장한 것이죠.
이에 따라 각국 항공당국은 UAM 전용의 조종사 자격제도 및 운항인증(UAM certification)을 마련 중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FAA는 2024년부터 “Powered-Lift” 항공기 조종사 면허를 신설해 eVTOL 조종 인력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유럽 EASA 역시 조종사 훈련·시뮬레이션 기준을 포함한 “UAS Crew Licensing Framework” 초안을 발표했죠.
한국 또한 K-UAM 실증사업을 통해 ‘조종사 자격·운항관리 기준’을 마련 중입니다.
2. 대한민국의 UAM 운항인증 및 조종사 제도 정비 현황
국토교통부는 2023년 「K-UAM 운용개념서 1.0」을 통해 UAM 운항인증 및 조종사 자격제도의 큰 틀을 제시했습니다.
1단계 실증에서는 기체 제조사와 조종사가 직접 운항하지만, 2단계부터는 민간 항공운항증명(AOC) 기준에 맞춰 독립된 운항관리체계가 필요합니다.
특히 조종사 자격은 항공안전법상 ‘전문조종인력’의 개념을 확대하여, eVTOL 기체의 특성과 비행환경에 맞춘 **특별면허제** 형태로 도입될 예정입니다.
또한, 향후 완전 자율비행(UAM Level 4~5) 단계로 전환될 경우, 조종사 대신 **운항감시자(Remote Pilot Supervisor)** 제도로의 전환이 논의 중입니다.
| 구분 | 주요 내용 | 시행(예정) |
|---|---|---|
| 기초조종 교육 | UAM 기체 조작, 비상 대응, 통신 절차 교육 | 2025년~ |
| UAM 조종사 자격증 | eVTOL 운항을 위한 국가공인 자격 신설 | 2026년~ |
| 운항인증 제도 | 운항관리자 및 관제 연동 시스템 인증 | 2026~2028년 |
| 자율운항 전환 | 조종사 → 원격 운항감시자 체계 전환 | 2030년 이후 |
3. 국제 동향 – FAA · EASA · ICAO의 UAM certification 정책
세계 주요 항공당국은 자국의 안전기준을 UAM 환경에 맞게 조정 중입니다.
특히 FAA와 EASA는 조종사 자격뿐 아니라 **교육, 시뮬레이터 인증, 운항경험 기준**까지 세분화하여 발표했습니다.
- FAA (미국): “Powered-Lift” 면허 신설, UAM 운항자 인증 Part 135 기반 확대
- EASA (유럽): Pilot Training Concept (2023), eVTOL 전용 Simulator 인증 도입
- ICAO (국제기구): UAM 조종사 자격 국제표준(SARPs) 검토 중
이러한 국제 동향은 향후 국가 간 상호인정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즉, 한국에서 취득한 UAM 조종사 자격증이 해외에서도 유효하도록 하는 것이 장기 목표입니다.
4. eVTOL 조종사 양성 및 교육기관 모델
도심항공교통(UAM)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뿐 아니라 전문 조종인력 양성 체계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국내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는 eVTOL 조종사 교육과정과 인증체계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으며,
기존 항공운항학과의 커리큘럼에 드론 비행제어·전기추진·저고도 항법 등을 결합한 통합형 교육 모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비행기나 헬리콥터 조종기술을 확장하는 수준이 아니라, 도심 저고도 비행을 위한 새로운 조종철학과 운항관리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현재 항공대학교, 한서대학교, 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 등은 UAM 시뮬레이터 기반 교육을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하거나,
국토교통부·항공안전기술원(KIAST)과 연계한 실증 비행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특히 실제 eVTOL 기체와 동일한 비행제어 로직을 구현한 시뮬레이터가 도입되면서,
조종사 후보생들이 공역 상황·통신절차·비상대응 등을 현실적으로 연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육은 향후 “UAM 운항증명(Operator Certificate)” 취득 시 주요 평가항목으로 반영될 예정입니다.
한편, 해외에서는 이미 eVTOL 전문 교육기관 모델이 확립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Embry-Riddle Aeronautical University와 Purdue University는 FAA와 협력하여
“Advanced Air Mobility Pilot Curriculum”을 신설하고,
드론 조종사 자격과 항공기 조종 면허의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Powered-Lift 자격(LPL: Lift Pilot License) 과정을 운영 중입니다.
또한 NASA와 Joby Aviation은 실증 데이터를 활용해 “조종사-자동화 공동운항(Shared Autonomy)” 시나리오 기반 훈련 프로그램을 공동개발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국제 흐름을 반영해, 국토교통부와 KIAST가 주관하는 “UAM 조종인력 인증체계(Training & Certification System)”이 단계적으로 도입됩니다.
1단계에서는 실증사업 참여 개발사(현대차·한화시스템 등)의 시험비행 조종사가 대상이며,
2단계(2026~2030년)에는 민간 상용 운항조종사와 교관, 관제사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조종인력의 **교육·훈련·평가·면허 발급**이 통합된 “UAM 조종사 국가인증시스템”이 구축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Embry-Riddle 모델처럼 국내에도 전용 UAM 파일럿 트레이닝 센터가 설립될 전망입니다.
이 센터는 eVTOL 기체제작사·항공사·지자체가 공동 운영하며,
비행훈련, 시뮬레이션, 긴급상황 대응, 정비·통신 협업훈련까지 포괄하는 종합 교육 인프라로 발전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조종 기술을 넘어 “UAM 운항문화(UAM Operational Culture)”를 형성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5. 자율운항 시대의 전환 – 조종사에서 운항감시자로
완전 자율비행이 실현되면 ‘조종사’의 개념도 변하게 됩니다.
향후 2030년 이후에는 조종사가 직접 조작하는 대신, 지상 운항감시자가 여러 대의 UAM 기체를 동시에 관리하는 모델이 주류가 될 전망입니다.
이는 인공지능 기반의 안전관리 시스템과 연계되어, 운항감독·응급대응·데이터 기록을 통합적으로 수행하게 됩니다.
결국 UAM 조종사 제도는 단순히 ‘면허 취득’이 아니라,
하늘길을 운영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관리자로 진화하는 과정입니다.
6. 맺음말 – 하늘길의 새로운 전문가, UAM 조종사
UAM 상용화의 마지막 퍼즐은 바로 사람입니다.
기체가 하늘을 나르기 위해선, 그 하늘을 설계하고 관리할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UAM 조종사 제도는 기술과 안전, 그리고 신뢰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입니다.
앞으로 한국은 K-UAM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제표준과 연계된 자격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UAM 산업을 선도하는 전문 인력 양성국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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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 Integration of Powered-Lift: Pilot Certification and Operations — Final Rule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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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 AC 194-2, Pilot Training and Certification for Powered-Lift Operation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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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A Opinion 03/2023, Regulatory framework for drones & innovative air mobility (manned VTOL 포함)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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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A NPA 2024-01, U-Space & UAM 운영 규정 도입 제안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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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O, Unmanned Aviation & Advanced Air Mobility (UAM/SARPs 개발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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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보도자료(첨부 포함),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운용개념서 1.0 공개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