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인증의 주인공, 중국 ‘이항(EHang)’이 보여주는 완전 자율비행의 미래

이항(EHang)

우리는 미국의 조비(Joby)나 아처(Archer)에 주목하는 동안,
세계에서 가장 먼저 ‘형식 인증(Type Certificate, TC)’을 획득한 eVTOL 사례
의외로 중국의 이항(EHang)에서 나왔습니다.
이항의 2인승 기체 EH216-S는 2023년 10월,
중국민용항공국(CAAC)으로부터 형식 인증(TC)을 받으며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많은 기업과 전문가들이 안전성과 책임 문제를 이유로
‘조종사가 있는 비행(유인)’을 고수하는 반면,
이항은 시작부터 ‘조종사 없는 100% 무인(자율) 운항’을 핵심 콘셉트로 잡았다는 점입니다.
과연 이 선택은 혁신일까요, 아니면 아직 이른 도전일까요?
오늘은 미국 기업들과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이항의 기술과 전략을
가능한 한 냉정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세계 최초 형식 인증(TC) 획득의 의미

2023년 10월, 중국민용항공국(CAAC)은 이항의 EH216-S에 대해
형식 인증(Type Certificate, TC)을 발급했습니다.
형식 인증은 “이 항공기가 승인된 설계(형식)대로 안전 기준을 충족하도록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규제기관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절차로,
상용화를 논할 때 가장 무게가 큰 관문 중 하나로 꼽힙니다.

물론 이 인증은 ‘중국 내 규제 체계’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미국(FAA)이나 유럽(EASA) 인증과 동일선상에서 단순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글로벌 UAM 시장에서 중요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자율비행 eVTOL도 제도권 안에서 인증이 가능하다”는 선례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또 한 가지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TC가 곧바로 “대규모 상업 운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운항증명(AOC), 운영 매뉴얼, 정비 체계, 조종/관제(또는 원격 운영) 기준,
보험/책임 구조 등 ‘운영 시스템 전체’가 규제 체계 안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즉, TC는 매우 큰 성과이지만 동시에 “운영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2. 조비(Joby)와는 다르다! 이항(EHang)만의 기술적 차별점

이항을 분석할 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미국 기업들과의 대비입니다.
조비나 아처가 “비행기(항공기) 철학”에 더 가깝다면,
이항은 출발부터 “도심형 드론(멀티콥터) 철학”에 더 가까운 접근을 택했습니다.
같은 eVTOL이라도, 어떤 형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항속거리, 효율, 정비, 운항 전략, 규제 대응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항(EHang) VT35

① 멀티콥터(Multicopter) 방식: 단거리·단순성에 최적화

EH216-S는 날개로 양력을 얻는 Lift & Cruise 계열과 달리,
날개 없이 다수의 프로펠러 추력으로만 뜨고 내리는
멀티콥터(드론형) 구조를 택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구조는 장거리 효율 면에서는 불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구조 단순성, 저속 안정성, 운영 시나리오의 명확성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항의 강점은 “도심-공항 셔틀”처럼 중장거리 이동이라기보다,
짧은 거리(도심 내 단거리), 관광·전시·특정 임무(응급/안전) 중심에서
먼저 실증하고 확장하기에 유리한 형태라는 점입니다.

② 완전 자율비행(Autonomous): ‘인력 구조’를 바꾸는 선택

이항의 핵심은 조종석이 없다는 점입니다.
승객이 탑승해 목적지를 선택하고, 기체가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모델을 지향합니다.
이 접근은 운영사 입장에서
조종사 인력 수급 문제를 크게 완화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운항 단가(특히 인건비 비중)를 낮춰
서비스의 경제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
UAM 자율운항 기술의 단계별 발전 전략)

다만 자율비행은 장점만큼이나 과제가 분명합니다.
통신 장애, GNSS 간섭, 예외 상황(돌발 기상/장애물/군중 밀집 지역) 대응,
그리고 무엇보다 사이버 보안과 데이터 무결성이 핵심 리스크로 떠오릅니다.
“조종사가 없다”는 것은 곧
시스템이 책임져야 할 영역이 훨씬 넓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UAM Cybersecurity — 사이버 보안과 데이터 보호 전략)

3. 이항의 상용화 접근: ‘먼저 가능한 영역’부터 시장을 만든다

이항은 처음부터 “모든 도심 이동을 대체하겠다”는 큰 그림보다는,
상대적으로 규제·운영 난이도가 낮고 수요가 명확한 영역부터
상용 시나리오를 쌓아가는 방식에 가까워 보입니다.

  • 관광/체험: 짧은 시간·짧은 거리, 사용자 경험을 빠르게 검증
  • 전시/실증: 규제 기관과의 협업 기반으로 운영 데이터 축적
  • 특수 임무(응급/안전/재난): 조종사 탑승이 부담되는 임무에서 무인 기체의 효용 검증

이런 전략은 미국식 UAM(도심-공항 셔틀 중심)과 다소 다릅니다.
미국 기업들이 “기체 성능 + 조용함 + 항속거리 + 제도 완성”을 강조하며
중장거리 이동의 효율성을 설계한다면,
이항은 “짧은 거리에서 가능한 운영 모델”을 먼저 만들어
운영 실적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뢰를 쌓는 방식을 택한 셈입니다.

애드센스 관점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 접근이 “좋다/나쁘다”가 아니라
시장 성숙도와 규제 환경에 따라 다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독자에게도 이 프레임이 훨씬 설득력 있게 전달됩니다.

4. 공매도 리포트 논란과 ‘신뢰’라는 숙제

이항을 이야기할 때 논란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2021년에는 미국의 공매도 리포트(Wolfpack Research)가
이항의 매출 및 거래 구조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큰 파장이 있었고,
이후에도 공매도 관점의 보고서들이 이어지며 “신뢰”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또 2023년에는 힌덴버그 리서치(Hindenburg Research) 역시
이항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공개했고,
이항은 공식적으로 해당 주장들에 반박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투자 관점이 아니라,
‘신뢰가 상용화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맥락에서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여기서 주목하는 지점은 단순한 “의혹의 진위”라기보다,
UAM 산업의 특성상 기술만으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승객을 태우는 교통수단은 결국
규제 기관의 판단, 운영 데이터, 안전 기록, 유지보수 체계로 신뢰가 쌓입니다.
이 점에서 이항이 TC를 확보하고,
이후 운영 확대를 위한 제도적 단계를 밟아가는 과정 자체가
시장의 의심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다만 여기서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인증 획득이 곧바로 “전 세계 어디서나 즉시 상용화”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국가별로 규제 체계가 다르고,
비행 안전 기준과 운영 책임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독자는 이항을 “글로벌 표준의 확정판”이라기보다,
자율비행 상용화의 ‘가장 앞선 사례 중 하나’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5. 한눈에 보는 비교: 미국(Joby) vs 중국(EHang)

UAM 시장을 단순히 국가 경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것을 “서로 다른 해법의 경쟁”으로 보는 편이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비교는 기술 우열을 가리기보다,
각 기업이 상용화를 위해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를 보기 위한 정리입니다.

구분 조비 에비에이션 (Joby) 이항 (EHang)
운항 개념 유인 비행(조종사 1명) 기반의 단계적 확장 무인 자율비행 기반의 운영 데이터 축적
기체 철학 날개형(Lift & Cruise) – 효율·항속 중심 멀티콥터(드론형) – 단순성·단거리 시나리오 중심
초기 시장 도심-공항 셔틀 등 중장거리 이동 시나리오 관광/체험, 실증, 단거리 임무 중심
핵심 과제 인증·소음·도시 통합·운영 체계 완성 자율비행 안전성·보안·대중 수용성·운영 신뢰

(참고:
조비 에비에이션 상세 분석)

6. 마치며: 자율비행은 ‘기술’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이항의 사례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UAM은 “빨리 나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도시 인프라·규제·운영·신뢰가 결합된 시스템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완전 자율비행은 그 시스템을 가장 극단적으로 시험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조종사가 없는 비행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그 매력은 “미래의 효율”만큼이나
“현재의 검증”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결국 대중이 체감하는 신뢰는
홍보 문구가 아니라 운항 데이터, 안전 기록, 투명한 운영 체계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안전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단계적 확장을 택하는 미국식 접근과,
단거리 시나리오에서 먼저 운영 모델을 만들고 데이터를 쌓는 중국식 접근.
서로 다른 철학이 공존하고 경쟁할수록,
UAM은 더 빠르게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분은 완전 자율비행 eVTOL이
언제쯤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인 이동 옵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