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을 여는 법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UAM 법·제도와 국제표준화 동향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그것을 뒷받침할 법이 없다면 상용화는 불가능합니다.
UAM이라는 전례 없는 교통수단을 위해 전 세계가 어떤 규칙을 만들고 있는지, 국제 표준화의 흐름을 제가 이해한 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이제 기술 실험의 단계를 넘어,
실제 사회에 도입될 준비를 요구받는 제도적 전환의 시점에 와 있습니다.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자율비행, 저고도 항공교통관리(UATM)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 모든 기술이 현실의 이동 수단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과 제도의 정교한 설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항공 분야에서 법·제도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어떤 위험을 사회가 감내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입니다.
특히 UAM처럼 도심 저고도를 일상적으로 오가는 교통수단은
기존 항공법, 드론 규제, 도시계획 법제 어느 하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규제 영역을 만들어냅니다.

이 글은 UAM 기술 자체를 설명하기보다,
왜 기존 항공법이 UAM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는지,
대한민국 K-UAM 법제 로드맵이 어떤 철학과 구조로 설계되었는지,
그리고 FAA·EASA·ICAO 등 국제 기준이 국내 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법·제도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필러 콘텐츠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각 섹션에서는
단순한 정책 요약이 아닌,
“왜 이런 제도 설계가 필요한가”에 대한 배경과 논리를 중심으로
UAM 법제도의 전체 구조를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하늘길을 여는 열쇠가 기술이 아닌 제도 혁신이라는 점을,
이 글을 통해 분명히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Table of Contents!


1. 기존 항공법은 왜 UAM을 감당하지 못하는가

1-1. 전통 항공법의 설계 전제: “공항–고고도–저빈도” 구조

현행 항공법 체계는 본질적으로 20세기 항공 산업의 환경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항공기는 공항이라는 명확한 출발·도착 지점을 가지며,
일정 고도 이상에서 운항하고, 조종사가 직접 기체를 통제하는 고가·저빈도 이동수단이라는 인식이 법과 제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이러한 전제 아래 항공법은 공항 인허가, 항공기 형식증명, 조종사 면허, 항공교통관제, 항로 설정 등 비교적 고정된 요소를 중심으로
정교하게 발전해 왔습니다. 문제는 이 체계가 “위험은 크지만 빈도는 낮다”는 전통 항공 운항에는 효과적이었으나,
운항 빈도가 높고 도심 한가운데를 통과하며 소형 기체가 다수 동시에 움직이는 UAM 환경에는 구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존 항공법은 사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허가·면허·인가 과정이 길고 엄격합니다.
이는 대형 항공기에는 합리적이지만, UAM처럼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이동수단에는 제도 자체가 과도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전통 항공법은 “드물게 뜨는 비행기”를 기준으로 만들어졌지, “매일 오가는 하늘 교통”을 상정하지 않았다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1-2. UAM이 기존 법체계를 흔드는 네 가지 지점

UAM은 단순히 기존 항공기의 소형화가 아니라, 법적 전제를 근본부터 흔드는 이동 방식입니다.
첫째, 운항 고도 자체가 다릅니다. UAM은 약 300~600m의 도심 저고도를 주로 사용하며, 이는 기존 항공 관제 체계와 도시 공간이 겹치는 영역입니다.
이 구간은 고층 건물, 교량, 통신시설, 기상 난류 등 변수가 극도로 많아 기존 항공법이 전제한 “상대적으로 깨끗한 공역”과 성격이 다릅니다.
둘째, 운항 방식의 변화입니다. 다수 기체가 동시에 운항하는 고밀도 환경에서는 개별 항공기 중심 규제보다 시스템 전체의 안전성을 관리하는 법적 틀이 필요합니다.
셋째, 자율비행과 소프트웨어 의존도 문제입니다. 기존 항공법은 조종사의 판단과 책임을 핵심으로 하지만, UAM은 알고리즘·센서·통신이 안전의 중심이 됩니다.
이는 “누가 판단했는가”가 아니라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되었는가”를 규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넷째, 사회적 영향 범위입니다. UAM은 사고 여부와 관계없이 소음, 프라이버시, 경관, 데이터 수집 등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 네 가지 요소 때문에 UAM은 기존 항공법의 단순 확장 적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별도의 규제 철학이 요구됩니다.

1-3. 드론(UAS) 규제로는 왜 충분하지 않은가

“UAM도 결국 드론의 확장 아니냐”는 질문이 종종 나오지만, 법·제도 관점에서 이는 위험한 단순화입니다.
드론(UAS) 규제는 기본적으로 무인·무상·저위험 활동을 전제로 발전해 왔습니다. 반면 UAM은 여객을 태우거나 고가치 화물을 운송하며,
사고 발생 시 인명 피해 가능성이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이 차이는 규제 강도와 책임 구조를 완전히 바꿉니다.
특히 중요한 지점은 책임의 귀속입니다. 드론 사고는 조종자 개인이나 운영자 책임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UAM 사고는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자, 운항사, 관제 시스템 운영자, 인프라 관리 주체까지 복합적으로 얽힐 수 있습니다.
또한 드론 규제가 공간 통제 중심(허용된 구역에서만 비행)이라면, UAM은 도시 교통의 일부로서 지속적·예측 가능한 운항을 전제로 합니다.
결국 UAM은 항공법과 교통, 도시계획, 데이터 보호 체계가 교차하는 새로운 규제 영역이며,
이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법제 설계의 출발점이 됩니다.

3. 국제표준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다 – FAA·EASA·ICAO의 실제 영향력

3-1. UAM 법제에서 ‘국제 기준’이 갖는 의미

도심항공교통(UAM)은 태생적으로 국경을 넘는 산업입니다.
기체는 해외에서 설계·제조될 수 있고, 소프트웨어와 항법 시스템은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며,
보험·재보험 시장 또한 국제 규칙을 기준으로 위험을 평가합니다.
이런 구조에서 특정 국가의 법제도가 국제 기준과 괴리될 경우,
그 제도는 사실상 국내에만 통용되는 ‘섬 규제’로 전락할 위험이 큽니다.

항공 분야에서 국제 기준은 단순한 권고사항이 아닙니다.
국제민간항공협약(시카고 협약)을 기반으로 형성된 ICAO 체계는
각국 항공 규제의 공통 언어 역할을 해왔고,
FAA(미국), EASA(유럽)는 사실상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는 규제 기관으로 기능해 왔습니다.
UAM 역시 예외가 아니며,
“국내에서 합법인가?”보다
“국제적으로 인정 가능한 구조인가?”가
상용화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3-2. FAA: 상용화를 앞당기는 ‘시장 주도형 규제’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UAM을 기존 항공 규제 틀 안에서 흡수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Powered-Lift’ 범주의 도입입니다.
이는 헬리콥터도, 고정익 항공기도 아닌 새로운 비행체 유형을
기존 항공법 체계 안에 포함시키기 위한 법적 장치입니다.
이 접근의 특징은 “새로운 법을 만들기보다, 기존 법의 해석 범위를 확장한다”는 점입니다.

FAA는 운항 개념(ConOps), 조종사 자격, 기체 인증, 버티포트 설계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상세한 가이드 문서를 빠르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규제 불확실성을 줄여 민간 투자를 촉진하려는 의도가 분명합니다.
다만 이 방식은 시장 확산 속도는 빠르지만,
도심 환경에서의 소음·수용성·지자체 권한 문제를
사후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는 평가도 함께 존재합니다.

3-3. EASA: 위험기반 접근과 도심 수용성 중심의 규제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FAA와 달리,
UAM을 ‘도심 인프라와 결합된 교통 시스템’으로 정의합니다.
그 결과 규제의 출발점이 기체가 아니라
운항 환경과 위험도 평가에 놓여 있습니다.
이를 대표하는 프레임워크가 바로 SORA(Specific Operations Risk Assessment)입니다.

EASA는 버티포트 설계 기준, U-Space(유럽형 저고도 교통관리),
소음·환경 영향 평가를 규제의 핵심 요소로 다루고 있습니다.
즉 “비행이 가능한가”보다
“도시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를 먼저 묻는 구조입니다.
이 접근은 도심 수용성과 장기 지속성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초기 상용화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3-4. ICAO: 국가 간 규제 정합성을 만드는 ‘최종 프레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UAM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단일 규정을 제시하기보다는,
각국 규제를 연결하는 공통의 틀(SARPs)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ICAO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는
향후 국제 운항, 보험 인수, 기체 수출 과정에서
구조적 제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종·자율운항 책임 구조,
저고도 공역 분리 원칙,
사고 조사와 데이터 공유 체계는
국가별 차이를 최소화해야 하는 영역으로 분류됩니다.
ICAO는 이 지점에서
“각국의 자유를 허용하되,
최소한의 공통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항공 규제의 기본 원칙을 UAM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3-5. 한국 법제에 주는 시사점

대한민국 K-UAM 법제는
FAA식 속도와 EASA식 신중함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 상용화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국제 기준과 충돌하지 않는
제도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선택입니다.

특히 국내에서 실증된 기준이
향후 국제 기준에 반영되거나,
최소한 상호 인정될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FAA·EASA·ICAO 문서를
지속적으로 참조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결국 UAM 법제에서 국제 표준은
‘참고 자료’가 아니라
처음부터 고려해야 할 전제 조건이며,
이 점을 인식하는 국가만이
하늘길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4. 쟁점과 과제 – 안전·수용성·비용을 어떻게 법으로 균형 잡을 것인가

4-1. ‘절대 안전’이 아닌 ‘관리 가능한 위험’의 법적 정의

UAM 법제 논의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단연 ‘안전’이다.
그러나 항공법적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과정이다.
기존 항공법은 사고 확률이 극히 낮은 대신,
한 번의 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사전 차단형 규제’를 채택해 왔다.
반면 UAM은 운항 빈도가 높고,
기체 규모는 작지만,
도시 전반에 분산된 위험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UAM 법제에서는
‘무사고’라는 개념보다
허용 가능한 위험 수준(Acceptable Level of Risk)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가 핵심 쟁점이 된다.
배터리 열폭주, 통신 두절, 센서 오류 같은 리스크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은 이를 전제로
冗長 설계, 자동 복귀, 비상 착륙,
그리고 사고 발생 시 책임 귀속 구조까지
함께 규정해야 한다.
결국 안전 규제는 기술 규정이 아니라,
위험 관리의 법적 프레임으로 재정의될 필요가 있다.

4-2. 주민 수용성은 ‘홍보’가 아니라 법제 요소다

UAM 상용화의 또 다른 핵심 과제는
기술이나 인증보다
주민 수용성이다.
기존 항공법은 공항 주변 주민을
주요 이해관계자로 설정했지만,
UAM은 도심 전역의 시민을
잠재적 이해당사자로 만든다.
소음, 경관 훼손, 프라이버시 침해,
심리적 불안감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수용성을 ‘설득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법제 안에 포함된 관리 요소
명확히 위치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음 기준은
단순한 참고 수치가 아니라,
운항 시간대 제한,
노선 설정,
비상 시 우회 규칙과 연동되어야 한다.
또한 민원 처리 절차,
정보 공개 범위,
지자체의 개입 권한은
사후 행정이 아니라
사전 인허가 조건으로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
결국 수용성 문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법과 행정의 문제다.

4-3. 비용 구조는 시장 문제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결과다

UAM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또 하나의 현실적 장벽은 비용이다.
버티포트 구축 비용(CAPEX),
운영 인력과 정비 비용(OPEX),
보험료,
교육·훈련 비용은
초기 단계에서 매우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흔히 이를 시장의 문제로 치부하지만,
법제 관점에서 보면
비용 구조의 상당 부분은
규제가 어떻게 설계되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동일한 기체라도
인증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보험 담보가 어떻게 요구되는지,
버티포트 안전 기준이
공항 수준인지,
단계별 완화가 가능한지에 따라
사업자의 비용 구조는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법제는
“안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비용이 단계적으로 낮아질 수 있는 경로”
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는 곧
실증 → 제한적 상용화 → 확대
라는 단계형 접근이
단순한 정책 슬로건이 아니라,
비용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임을 의미한다.

4-4. 데이터 거버넌스는 새로운 규제 영역이다

UAM은 비행체가 아니라
데이터 집약적 교통 시스템이다.
항적 정보, 통신 로그,
결제 기록,
승객 이동 데이터는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는 핵심 자원이지만,
동시에 프라이버시와 보안 리스크를 동반한다.
기존 항공법은
이러한 데이터 흐름을
충분히 전제하지 않고 설계되었다.

따라서 UAM 법제에서는
데이터의 수집 범위,
저장 기간,
제3자 제공 여부,
감사 추적(감사 로그) 의무까지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특히 사고 조사나 분쟁 발생 시
어떤 데이터가
어떤 절차로 활용되는지는
사전에 제도화되지 않으면
법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데이터 거버넌스는
단순한 IT 문제가 아니라,
UAM 안전과 신뢰를 떠받치는
새로운 규제 축
이다.

결론 – UAM의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가 결정한다

도심항공교통(UAM)은 흔히 ‘하늘을 나는 택시’나 ‘미래 교통수단’이라는 이미지로 소비되지만,
실제 상용화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관리할 것인가를 정하는 제도에 있다.
아무리 우수한 기체와 자율비행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법과 규제가 이를 담아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UAM은 실험 단계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기존 항공법은 공항·고고도·저빈도 운항을 전제로 설계된 체계이며,
도심 저고도를 일상적으로 오가는 UAM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하다.
또한 드론(UAS) 규제 역시
여객 운송과 고밀도 운항을 전제로 하는 UAM의 위험과 책임 구조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결국 UAM은 기존 제도의 ‘확장판’이 아니라,
새로운 규제 철학을 요구하는 독립된 영역이라는 점이 명확해진다.

대한민국의 K-UAM 법제 로드맵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단일 특별법을 서두르기보다,
실증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 결과를 제도에 단계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운용개념서(ConOps)가 사실상 법제의 설계도로 기능하고,
실증특례가 규제 완화가 아닌 ‘규제 설계 도구’로 활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단기적인 속도보다
법적 안정성과 국제 정합성을 중시한 선택이라 볼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UAM은 각국이 독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FAA의 시장 주도형 규제,
EASA의 위험기반·도심 수용성 중심 접근,
ICAO의 국제 조화 프레임은
서로 다른 속도와 방향을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상호인정 가능한 기준’을 향해 수렴하고 있다.
한국의 법제 역시
이 국제 기준과 어긋나지 않는 구조를 유지해야만
기체 수출, 해외 운항, 글로벌 보험 시장과의 연계가 가능해진다.

결국 UAM 상용화는
“얼마나 빨리 띄울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안전을 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정의하고,
주민 수용성을 법제의 일부로 포함시키며,
비용 구조를 단계적으로 낮출 수 있는 규제 설계가 이뤄질 때
비로소 하늘길은 일상이 된다.
UAM의 미래는 기술 경쟁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완성도에서 갈린다.

자주 묻는 질문(FAQ) – UAM 법·제도를 둘러싼 핵심 쟁점 정리

  • Q1. UAM은 기존 항공법만 개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단순한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기존 항공법은 공항을 중심으로 한 고고도·저빈도 운항을 전제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도심 저고도를 반복적으로 오가는 UAM의 운항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특히 고밀도 동시 운항, 자율비행 소프트웨어 책임, 도심 수용성 문제는
    기존 항공법의 틀을 넘어서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K-UAM 법제는 항공법을 기반으로 하되,
    운용개념서와 실증특례를 통해 사실상 새로운 규제 레이어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 Q2. 드론(UAS) 규제 체계를 확장해서 적용할 수는 없나요?

    드론 규제는 주로 무인·비상업·저위험 활동을 전제로 발전해 왔습니다.
    반면 UAM은 여객 운송과 고가치 화물을 포함하며,
    사고 발생 시 인명 피해와 사회적 파급력이 훨씬 큽니다.
    또한 UAM은 지속적 운항과 정시성을 요구받는 교통 시스템이기 때문에,
    일회성 비행 허가 중심의 드론 규제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릅니다.
    이 때문에 UAM은 드론의 상위 개념이 아니라,
    별도의 법제 철학이 필요한 독립 영역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 Q3. K-UAM 실증특례는 규제를 느슨하게 만드는 제도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증특례는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면허가 아니라,
    향후 규제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실증 과정에서 수집되는 소음, 정시성, 통신 안정성, 비상 대응 시간 같은 지표는
    이후 인허가 기준과 안전 규정의 근거로 활용됩니다.
    즉 실증특례는 “자유로운 실험”이 아니라
    “통제된 조건에서의 규제 시험”에 가깝습니다.

  • Q4. 국제 기준(FAA·EASA·ICAO)을 꼭 따라야 하나요?

    UAM은 국제 공급망과 보험·재보험 시장에 깊이 연결된 산업이기 때문에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에 가깝습니다.
    국내 기준이 국제 기준과 크게 어긋날 경우,
    기체 수출, 해외 운항, 글로벌 보험 인수에서 구조적인 제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UAM 법제는 독자성을 유지하되,
    최소한 국제적으로 상호 인정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 Q5. 주민 수용성 문제는 기술 발전으로 해결되지 않나요?

    기술 발전은 소음 감소나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지만,
    주민 수용성은 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영역입니다.
    운항 시간대, 노선 설정, 정보 공개, 민원 처리 절차는
    모두 법과 행정의 영역에 속합니다.
    따라서 수용성은 홍보나 설명의 문제가 아니라,
    사전 인허가 조건과 운영 규칙으로 제도화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 Q6. UAM 상용화에서 법·제도가 가장 늦게 완성되어도 되지 않나요?

    항공 분야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법과 제도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이 먼저 확산될 경우,
    사고나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
    산업 전체가 신뢰를 잃을 위험이 큽니다.
    UAM은 ‘빨리 띄우는 것’보다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산업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바로 법과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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