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 UAM 업계의 대장주로 불리는 ‘조비 에비에이션’에 대해 다루었는데요.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아처 에비에이션(Archer Aviation)의 행보에 눈길이 갔습니다.
같은 ‘에어 택시’를 만들지만, 두 기업이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다릅니다.
조비가 기술의 수직 계열화를 꿈꾼다면, 아처는 영리한 파트너십으로 속도전을 펼치고 있죠.
오늘은 아처가 어떤 전략으로 하늘길 선점을 노리고 있는지, 제가 분석한 핵심 포인트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UAM 산업은 단일 기업의 성공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기술 철학과 사업 전략이 경쟁하고 검증되는 과정 속에서,
현실적인 상용화 모델이 만들어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비와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선택한
아처 에비에이션(Archer Aviation)의 전략을 통해,
UAM 시장의 또 하나의 해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아처의 승부수, 양산형 기체 ‘미드나이트(Midnight)’
아처 에비에이션 전략의 중심에는 양산형 eVTOL 기체인
‘미드나이트(Midnight)’가 있습니다.
미드나이트는 전기 수직이착륙(eVTOL) 방식을 채택했지만,
‘최고 성능’보다 운영 효율에 초점을 맞춘 설계가 특징입니다.
기체는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우고,
약 30~80km 수준의 도심 단거리 노선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제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아처가 강조하는
‘회전율 중심 운항 모델’입니다.
아처는 한 번의 비행 후,
승객이 타고 내리는 약 10~12분 동안 급속 충전을 마치고
곧바로 다음 비행에 투입되는
‘백-투-백(Back-to-Back)’ 운항을 핵심 시나리오로 제시합니다.
이는 UAM 서비스의 성패가
‘얼마나 멀리 가느냐’보다
‘얼마나 자주, 끊김 없이 운항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전략은 고밀도 배터리 기술뿐 아니라,
잦은 충·방전을 견딜 수 있는
배터리 수명 관리와 교체 전략이 필수적임을 시사합니다.
(참고:
UAM 배터리 수명주기·재활용·LCA 분석)

2. “혼자 하지 않는다” — 파트너십으로 푸는 양산 문제
개인적으로 아처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기체 성능보다 파트너십 전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공 산업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는
설계가 아니라 대량 생산(Mass Production)입니다.
아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그룹인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손을 잡았습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의
자동차 대량 생산 노하우와 자금력이
eVTOL 기체 양산에 직접 투입됩니다.
이는 많은 스타트업이 겪는 이른바
‘양산 지옥(Production Hell)’을 피해 가기 위한,
매우 현실적이고 영리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 제조: 스텔란티스 —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 및 기체 양산
- 운영: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 — 기체 구매 및 상용 노선 운영 파트너
즉, 아처는 기체 설계와 인증에 집중하고,
생산과 운항은 각 분야의 전문 기업에 맡기는
분업형 UAM 생태계를 선택한 셈입니다.
이는 아처가 기술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운송 산업의 일부로 편입되려는 전략임을 보여줍니다.
3. 조비(Joby) vs 아처(Archer): 전략 비교로 읽는 UAM 시장의 방향성
조비와 아처의 차이를 단순한 기업 경쟁으로만 보면
UAM 산업의 본질을 놓치기 쉽습니다.
두 기업은 서로 다른 기술 선택을 넘어,
UAM 시장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조비는 기체 개발부터 운항 서비스까지 직접 통제하는
‘통합형(UAM-as-a-Service)’ 모델을 지향합니다.
이는 초기 투자 부담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높은 서비스 완성도와 브랜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반면 아처는 자신을
‘에어 택시 운영사’라기보다
UAM 산업의 플랫폼 공급자에 가깝게 포지셔닝합니다.
기체는 만들되,
실제 운항은 기존 항공사·운송 사업자와 협력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항공 산업이 이미 갖고 있는
운영 경험과 규제 대응 능력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라 볼 수 있습니다.
| 비교 항목 | 조비 에비에이션 | 아처 에비에이션 |
|---|---|---|
| 시장 정의 | UAM 서비스 제공자 | UAM 기체·솔루션 공급자 |
| 운영 방식 | 직접 운항 및 서비스 통제 | 항공사·도시와 협업 |
| 확장 전략 | 점진적·통제형 확장 | 파트너 기반 빠른 확장 |
쉽게 말해,
조비가 ‘하나의 완성된 UAM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면,
아처는 ‘여러 도시에서 빠르게 복제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는 향후
어떤 기업이 먼저 상용화에 도달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입니다.
4. 남은 과제: FAA 인증 이후에 진짜 시험이 시작된다
아처 에비에이션은 현재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형식 인증(Type Certification)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인증은 ‘끝’이 아니라
상용화를 향한 출발선에 가깝습니다.
실제 UAM 서비스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기체 인증뿐 아니라,
운항 기준, 정비 체계, 조종사 훈련,
보험 및 책임 구조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지연과 비용 증가는
모든 UAM 사업자가 공통으로 겪는 병목 구간입니다.
특히 아처의 경우,
유나이티드 항공과 함께 추진 중인
‘공항 셔틀’ 모델이
수익성 측면에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공항 접근성이라는 명확한 수요는 존재하지만,
초기 요금이 대중교통 대비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다시 말해,
기술적으로는 날 수 있어도,
경제적으로 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 지점에서 아처의 파트너십 전략이
실제 비용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5. 마치며: 서로 다른 해법이 UAM을 현실로 만든다
아처 에비에이션을 분석하며 분명해진 점은,
UAM 산업이 더 이상
‘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만들 것인가’의
단계로 진입했다는 사실입니다.
조비의 기술 중심·통합 전략과,
아처의 파트너십 중심·분업 전략은
서로 경쟁 관계이면서도
동시에 UAM 산업을 앞으로 밀어주는
두 개의 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이 정답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처럼 다양한 접근 방식이 공존하고 경쟁할수록,
UAM 산업은 더 빠르게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우리가 처음 도심 상공을 날아
공항으로 이동하게 될 그날,
그 기체에는
‘조비’ 혹은 ‘아처’ 중
하나의 로고가 붙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이
생각보다 훨씬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